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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덩케르크(2017), 절망 속에서 피어난 기적

by manymoneyjason 2025. 3. 25.

영화 덩케르크(2017), 절망 속에서 피어난 기적
덩케르크(2017)

절망과 생존, 덩케르크 철수 작전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군은 프랑스를 급속도로 점령하며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을 덩케르크 해안으로 몰아넣었다. 40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좁은 해변에 갇혔고, 뒤에서는 독일군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후퇴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독일군은 이 퇴로마저 막기 위해 공중 폭격과 잠수함 공격을 퍼부었고, 해안은 피난선을 기다리던 병사들의 시체로 뒤덮였다. 영화는 이 역사적 사건을 세 가지 시점에서 그려낸다. 하늘(공중전, 1시간), 바다(구조 작전, 1일), 육지(해변에서의 생존, 1주일). 먼저 해변(육지)에서는 병사 토미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지만, 탈출선은 계속해서 폭격당하고, 가까스로 오른 배조차 어뢰에 의해 가라앉는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는 배신과 생존 사이에서 갈등하며,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바다에서는 도슨 선장이 조그만 민간 어선을 타고 병사들을 구하러 간다. 영국 정부는 군함이 접근하기 어려운 덩케르크로 수백 척의 민간 선박을 보내기 위해 국민들에게 배를 몰고 가 달라는 요청을 했고,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나선다. 도슨 선장은 독일군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부상병을 구조하며,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성을 보여준다. 하늘에서는 파일럿 파리어가 영국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독일군과 싸운다. 그는 연료가 바닥나기 직전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전투기를 조종해 마지막까지 동료들을 지켜낸다. 그의 희생은 덩케르크에서 펼쳐진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었다. 결국, 약 30만 명의 병사들이 기적적으로 구조되었지만, 이것이 승리의 순간은 아니었다. 이 작전은 철수였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처절한 패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병사들, 그리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은 ‘희망’이라는 승리를 만들어냈다. 《덩케르크》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영웅적인 승리’보다,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사투와 연대, 그리고 희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준다.

 

전쟁의 리얼리즘, 크리스토퍼 놀란의 촬영 비하인드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촬영 기법으로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놀란은 전통적인 전쟁 영화의 형식을 넘어서, 현실감 넘치는 전쟁의 상황을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 핵심은 바로 리얼리즘이다. 놀란은 ‘실제 상황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영화의 대부분은 실제 덩케르크 해안에서 촬영되었고, 전투기나 배도 실제 군용 장비를 사용해 촬영되었다. 놀란은 미니어처나 컴퓨터 그래픽을 최소화하고, 실제 바다와 공중에서 일어나는 전투를 담기 위해 100% 실사 촬영을 고수했다. 예를 들어, 공중전 씬에서는 실제 구조물 없이 촬영된 전투기를 사용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시도는 CGI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놀란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실사 촬영 기법의 핵심은 ‘몰입’이다. 놀란은 ‘관객이 화면 속에 직접 들어간 느낌을 주기 위해 70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으며, 이는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선사한다. 70mm 필름은 넓은 화면 비율을 제공하고, 보다 세밀한 디테일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의 치열함과 긴박함을 실감 나게 전달한다. 전투기에서 떨어지는 폭탄, 병사들의 절박한 표정, 바다에서의 긴박한 구조 작업이 모두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시간의 흐름을 다른 시각으로 조망한 점도 놀란의 특색이다. 영화는 바다, 공중, 육지라는 세 가지 시점을 사용하여 시간의 경과를 다르게 설정한다. 바다에서는 1일, 육지에서는 1주일, 공중에서는 1시간이라는 시간 차이를 두었는데, 이는 각각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장감과 극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준다. 바다에서는 민간 선박들이 구조를 위해 오고 가는 장면, 육지에서는 병사들이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공중에서는 파일럿들의 전투가 동시에 전개되며, 다른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어떻게 맞물려 이루어지는지 관객에게 보여준다. 놀란 감독은 전쟁의 현실적인 참상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순간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예를 들어,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의 긴박함, 군인의 표정, 민간 선박의 소소한 대화 등은 모두 전쟁의 실상을 실제처럼 생동감 있게 전달하며, 관객은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한다. 결국, 《덩케르크》는 전쟁을 다룬 영화지만, 그 전쟁 속에서 사람들 간의 인간적인 연결, 희생, 생존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놀란은 그저 전투 장면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선과 그들의 처절한 생존기까지 그려내며 전쟁의 본질을 탐구한 것이다. 이러한 촬영 기법과 연출 덕분에 영화는 시청각적으로 강렬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고, 전쟁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영웅 없는 전쟁, 인간성과 희망을 말하다

영화는 전쟁 영화로서 흔히 기대하는 영웅적인 승리나 압도적인 전투 장면을 다루기보다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전통적인 전쟁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전장을 지배하며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그리지만, 《덩케르크》에서는 그런 영웅적 캐릭터가 없다. 대신, 일상적인 사람들, 병사들, 그리고 민간인들이 중심이 되어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그들은 각각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최선의 방법으로 전쟁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으려 한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적인 의미를 풀어내고자 했다. 1940년,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330,000명이 넘는 병사들을 구출한 역사적 사건이다. 하지만 그 승리는 전쟁의 영웅적인 승리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 실제로 많은 병사들이 죽음의 위협 속에서 생사를 가르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 만들어졌다. 영화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의 희망과 용기가 어떻게 빛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도슨 선장이 이끄는 민간 선박들은 전쟁에서 군인이 아닌 시민들이 어떻게 용기 있게 나서서 전쟁의 참상을 극복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배로 전쟁터에 뛰어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병사들을 구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영웅적인 인물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전쟁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생존을 위해 싸운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군인의 옷을 입지 않은 사람들도 같은 책임감을 지니며 싸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영화는 ‘인간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병사들이나 민간인들이 보이는 상호 간의 배려와 희생정신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관계가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은 전쟁을 단순히 물리적인 승패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의 승리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덩케르크》는 역사적인 의미와 영화적 메시지가 결합된 작품으로, 전쟁에서의 ‘희망’을 말하며, 인간의 본능적이고도 필사적인 생명력을 강조한다. 전쟁의 승패와 영웅적 캐릭터가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과 협력이 진정한 승리를 이끈다는 교훈을 남긴다. 전쟁이 끝난 후, 전쟁의 승자는 물리적, 군사적 승리자가 아니라, 생명과 희망을 지켜낸 이들이라는 점이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