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manymoneyjason 님의 블로그
“강철의 심장, 전장의 윤리” 영화 퓨리(2014)
전차 속 형제애 – 좁은 공간에서 피어난 인간성퓨리는 전쟁영화라는 장르적 틀을 넘어서, 인간 내면의 가장 원초적인 갈망, "소속감, 믿음, 생존"을 전차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드넓은 전쟁터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우리 시선을 전차 내부라는 ‘좁고 무거운 세계’에 가두며, 전쟁이라는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인간성의 흔적을 포착해 낸다. 워대디(브래드 피트)를 중심으로 뭉친 다섯 명의 전차 승무원들은 단순히 전우라기보다는 일종의 ‘가족’처럼 기능한다. 그들의 말투, 농담, 침묵, 그리고 싸움은 전투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절박한 연대의 감정이 녹아있다. 특히 노먼이라는 신병이 처음으로 이 전차에 탑승하면서 벌어지는 긴장감은, 단..
2025. 4. 23.
영화 바벨(2006) "소통의 벽 너머 인간의 외침”
이냐리투의 파편적 서사 구조바벨은 네 개의 서로 다른 문화권, 언어, 인간들이 겪는 단절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이어가며, '소통'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고통의 공통분모로 묶어낸다. 이냐리투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언어, 지역,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절망이 실은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영화는 미국, 모로코, 멕시코, 일본 네 지역을 오가며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들을 병렬적으로 배치한다. 처음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이 이야기들이, 하나의 사건(총기 발사)으로부터 얽히며 서서히 연결되는 구조는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몰입을 선사한다. 이러한 파편화된 서사는 고전적인 내러티브의 규칙을 깨뜨리고, 관객 스스로 의미를 조합하도록 유도한다. 감독은 이를 통해 단순히 사건의 ..
2025. 4. 21.